오은영, 마녀 사냥인가 정말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오은영 박사님 '책임'일까요? 서이초 교사 극단 선택에 불거진 논란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 선택이 '학부모 갑질'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국민 분노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에 대한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다.
교권 추락에 제기된 오은영 방송 책임론
최근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인 서천석 서울대 의학 박사는 오 박사가 진행하는 상담방송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서 박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서이초 교사와 관련한 '교권 침해' 문제를 짚으면서 오 박사가 문제 아동의 행동이 몇 차례의 상담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서 박사는 "무슨 상담을 몇 차례나 받았고 교육을 몇 차례나 시도했는데, 어떤 조언이나 아이들에게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 정도는 다 안다"며 "'금쪽이류' 프로그램들이 가지는 문제는 방송에서 제시되는 그런 해결책으로는 실제 해결되지 않을 문제들에 대한 해결이 가능하다는 환상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만병통치식' 프로그램 개선될 필요성"
정선아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는 27일 YTN라디오를 통해 "서 박사님 말씀도 굉장히 일리가 있다. 단순한 훈육만으로 (문제행동이) 지도가 된다라고 하는 만병통치식 프로그램의 특성은 개선될 필요가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은 든다"고 설명했다.
"TV 그만 나와라" vs "마녀사냥 멈춰야"
국민들의 공분은 오은영 박사를 향했다. 학부모라는 명목 아래 자행된 협박과 폭언으로 무너진 교권 현장을 지켜보던 국민 분노는 적당한 표적을 찾았고 이는 오 박사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졌다. 오 박사의 SNS를 찾아간 이들은 "이제 TV에 그만 나오셔라" "교권 추락에 한 몫 하셨다" 등의 비난을 했다.
앞뒤 자르고 단편적인 부분만 강조…의도 훼손돼
오 박사는 저서 내용 일부가 논란이 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앞뒤 맥락이 다 잘려져 저자의 의도가 훼손됐다”며 “온라인상에 퍼진 글의 내용은 제 의견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오 박사의 저서에는 '교사의 조언을 듣고 돌아와야 한다', '학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참아보고 교감 또는 교장을 찾아보세요', '아이가 너무 예민하다면 다음 해에 담임교사를 부탁하라'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소아정신과 치료법이 학교에서 갑질을 하는 가이드로 사용된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오 박사는 "책은 글쓴이의 의견을 전달하는 매체입니다. 각 줄과 단락 사이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며 "논란이 되는 챕터는 총 7페이지이고 122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반면 온라인에 유포된 내용은 겨우 10줄 정도입니다. 글을 이해하려면 앞뒤 맥락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를 잘라내고 단편적인 부분만 공유하면 잘못된 해석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더해 "해당 챕터의 제목은 '담임교사, 나랑 너무 안 맞아요. 학교 가기 싫어요'로, 이 챕터에서는 교사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교사와 성향이 맞지 않아 고통을 겪는 경우를 다루었습니다"며 "아이가 힘들어하는 부분을 교사에게 설명하고 함께 협력하여 가르치도록 좋은 대화를 나누는 의도였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신격화된 전문가, 공범인가 희생양인가
이번 '오은영 사태'의 본질은, 미디어가 만든 전문가에 대한 지나친 신격화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실제 서천석 박사가 언급한 '환상'이라는 단어에서도 볼 수 있듯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에 직면한 시청자들이, 전문가를 내세운 미디어의 비현실적 솔루션에 자극을 받아 섣부른 행동에 나설 위험이 있다는 문제의식은 일찍 감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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